-준중형 SUV 경쟁력 찾아 가솔린 탑재
-디젤 대비 가격 낮추고 정숙성 확보

그야말로 SUV 춘추전국시대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차급을 가리지 않고 거의 매달 신차가 쏟아진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최근 가족 구조가 핵가족화되면서 1~2인 가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다양한 아웃도어 레저 활동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활용도 높은 SUV가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호황 속에서도 유독 준중형 SUV는 울상이다. 아래로는 소형 SUV가, 위로는 중대형 SUV가 밀고 들어오면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란도가 가솔린을 추가하면서 소형 SUV에 밀려 잊혀졌던 준중형 SUV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특히 소형 SUV를 타면서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던 사소한 부분들을 알차게 채워주면서 의외의 만족을 선사한다. '요즘 가족, 요즘 SUV'를 외치는 코란도 가솔린을 시승했다.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디자인
코란도는 길이 4,450㎜, 너비 1,870㎜, 높이 1,620㎜, 휠베이스 2,675㎜에 달하는 준중형 SUV다. 전 세대 코란도 같았으면 다소 작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그간 소형 SUV를 많이 경험해 온 탓인지 신형 코란도는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크기를 갖췄다. 실제로도 신형은 길이가 40㎜, 휠베이스가 25㎜ 길어지고 높이는 55㎜ 낮아졌다. 그래서인지 예전의 동글동글 귀여운 이미지보다는 날쌔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실내 공간은 불편함이 없다. 1, 2열 탑승 좌석 간의 거리, 즉 실내 공간성을 가늠하는 커플디스턴스가 850㎜로 동급에서 가장 길다. 트렁크도 만족스럽다. 소형 SUV의 경우 소형 세단보다는 트렁크가 쓸만하지만 사실 활용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코란도는 동급 최대 551ℓ 적재 용량을 제공하고 공간을 상하로 나눌 수 있는 매직 트레이를 적용해 활용도를 높였다. 실제 코란도가 타깃으로 설정한 3인 가족이 탑승하고 각자의 짐을 모두 싣더라도 부족함 없는 용량이다. 경쟁 차종의 경우 트렁크 공간이 500ℓ 남짓에 그친다.

실내는 기본 트림부터 인조 가죽을 썼다. 중간 트림부터는 1,2열 히팅 시트가 들어가고 운전석 8웨이 전동시트와 4웨이 럼버서포트, 운전석과 동승석 통풍 시트 등이 마련된다. 다만 패밀리 SUV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2열 송풍구가 없다는 게 살짝 아쉽다.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성능
동력계는 티볼리에 적용한 것과 같은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 170마력, 최대 28.6㎏·m, ℓ당 복합효율 11.1㎞를 발휘한다. 배기량은 다르지만 경쟁 차종인 현대차 투싼, 기아차 스포티지와 비교해 ㏄당 마력 및 토크가 가장 높다.

운전석에 앉으면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새삼 반갑다. 소형 SUV의 경우 원가절감이 생명이기 때문에 곳곳에 절감의 흔적이 엿보이기 마련인데 코란도는 그보다 훨씬 덜한 느낌이다. 다양한 소재와 질감으로 디테일을 살리고 수평형 디자인을 채택해 널찍해 보인다. 다만 시트 포지션이 기본적으로 좀 높다. 동승석의 경우는 상하 조절이 불가한데 포지션이 높다보니 붕 떠있는 느낌이다. 포지션을 살짝 낮추면 더 안정감 있을 듯하다.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가솔린 엔진은 정숙성이 생명이다. 디젤의 진동과 소음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코란도 디젤도 진동 및 소음이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가솔린은 잔진동없이 아주 조용하다. 주행 중에는 풍절음이 살짝 들어오긴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엔진에서 오는 노이즈는 거의 없다. 가속을 위해 페달을 밟으면 조용히 부드럽게 엔진회전수를 끌어올린다. 특유의 경쾌한 느낌은 없지만 안정적이고 편안한 가속이다. 특히 중저속에서 반응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고속에서는 다소 주춤한 면이 있지만 레드존까지 과하게 차를 몰아부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감내할 정도다.

몸놀림은 가벼운 편이지만 통통 튀는 느낌은 아니다. 의외로 둔턱을 넘을 때에도 후미가 안정적으로 따라붙는다. 2열에서의 승차감이 꽤 만족스럽다는 게 동승자의 전언이다. 스티어링 휠은 무겁진 않은데 조향이 민첩하진 않다. 민첩함을 논하기 보다는 쉽고 편한 운전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1.5ℓ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준중형 SUV라는 점을 상기하면 크게 단점을 찾기 어렵다.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코란도 가솔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경제성이다. 다운사이징을 거친 1.5ℓ 터보 엔진을 장착해 자동차세와 교육세 등 세제에서 경쟁 차종 대비 최대 24만원 절감 가능하다. 또 가솔린을 얹으면서 판매 가격이 디젤 대비 300만원 가량 저렴해졌다. 디젤의 가장 큰 장점인 고효율을 포기해야 하지만 ℓ당 3.0㎞의 복합효율 차이는 충분히 상쇄할 만하다. 디젤과 가솔린의 기름값 차이가 ℓ당 100원이라고 가정하면 연간 1만㎞씩 3년 이상 타야 300만원을 메울 수 있다. 즉 3년 이후에 차를 바꿀 예정이거나 연간 1만㎞ 이하 주행한다면 조용하고 부드러운 가솔린을 타는 게 나을 수 있단 얘기다. 또 신형은 3종 저공해차로 인정돼 공영 및 공항 주차장 할인 혜택도 있다.

▲총평
코란도를 경험한 것도 오랜만이었지만 쌍용차의 가솔린 엔진은 처음이라 굉장히 새로웠다. 디젤만 내놓던 쌍용차가 코란도 가솔린을 내놓은 건 가솔린 SUV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했다는 판단이다. 경쟁 차종뿐 아니라 그간 소형 SUV를 경험하면서 아쉬웠던 인테리어 품질이나 거주성, 주행 감각, 소음 등에서 충분히 보상받을 만한 상품성을 갖췄다. 그러다보니 시승기를 쓰는 내내 여러 부분에서 '동급 최고'라는 표현을 참 많이 썼다. 잊혀진 준중형 SUV 코란도가 가솔린을 탑재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 리스트에 한발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가격은 2,256만원부터다.

[시승]'동급 최고'의 남발, 코란도 가솔린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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