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의존도 높은 배터리 소재…LG화학, 협력사와 국산화 추진
LG화학이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파우치필름 국산화를 위해 국내 업체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한 가운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 독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사진)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코리아 어드밴스트 배터리 콘퍼런스 2019’ 강연에서 “율촌화학 등 한국 회사와 협력해 파우치필름 국산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파우치필름은 배터리 외부를 감싸 내용물을 보호하는 핵심 부품이다. 일본 DNP와 쇼와덴코가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전량이 파우치형이고,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에 파우치필름을 쓴다. 김 사장은 “DNP와 쇼와덴코는 일본 정부의 CP(자율준수프로그램) 인증을 받은 업체여서 (수입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일본 정부가 언제든지 마음먹은 대로 (수출을 규제)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산 파우치필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사장은 “율촌화학과 한국알루미늄 등이 배터리 파우치를 생산하고 있지만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일본 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라며 “지금까지는 국적을 불문하고 품질이 좋고 가격이 더 싼 제품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율촌화학의 파우치필름 테스트도 진행했다”며 “앞으로 율촌 등 국내 회사와 협력하면서 함께 국산화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