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것처럼 알려졌는데 사실은 (SK하이닉스의 부품 국산화를) 칭찬하려고 꺼낸 얘기였습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7일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 회장과의 일화를 적극 해명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18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한 박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대해 설명하며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문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을 안 사준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연을 들은 최 회장은 직후 “국내 중소기업도 만들긴 하지만 반도체 생산공정마다 필요한 불화수소의 크기나 분자구조 등이 다르다”고 했고, 같은 날 박 장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연구개발(R&D) 투자를 하면서 밀어주고 끌어주고 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땠을까. 모든 것에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게재해 마치 둘이 설전을 벌인 것처럼 비쳤다.

박 장관은 “SK하이닉스가 7월 초 일본의 규제가 있기 전에 이미 ‘파이브나인’(99.999·고순도 불화수소)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기술(기업)을 인수합병(M&A)해 테스트 단계에 와 있었다”며 “(그걸 알고) 대기업이 기술력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해 꺼낸 것이었는데 얘기가 이상하게 흘렀다”고 해명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회로를 깎거나 실리콘 웨이퍼를 청소하는 필수 화공물질이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효능이 떨어지는 ‘포나인’(99.99)까지 생산했다. SK머티리얼즈가 기체 형태의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자체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