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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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문제는 2011년 발생한 전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던 사건입니다. 여러 명이 사망하고 폐이식 수술을 받는 등 심각한 문제가 됐고, 현재도 진행중인 사건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가습기의 분무액에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민간 기업에서 판매한 상품)로 인해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폐질환과 폐 이외 질환과 전신질환에 걸린 사건입니다.

2016년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를 벌이면서 관련 업체와 관계자들의 처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보험 보상 차원에서도 중요한 사건입니다. 질병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개인보험에서 보면, 피해자들의 증상은 폐질환이기 때문에 질병담보로 보상을 받으시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 외부의 가습기 살균제 영향이 원인이 된 것이 밝혀졌습니다.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해 발생한 상해 또는 재해로 인정 받아야하는 사고입니다.

보험에서는 질병과 상해로 구분을 하게 되었을 경우 보통 상해 담보가 보장금액이 큽니다. 상해 또는 재해로 인정받아 보험금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의 경우 보통 폐질환으로 질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 상해로 보아야 함이 적절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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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도 있지만, 우리 일상에서도 이러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A씨는 갑자기 쓰러지면서 머리를 땅에 부딪혔습니다. 이후 정신을 잃고 응급실로 실려가 검사를 통해 뇌출혈 진단을 받고 보험사에 청구하게 됩니다. 뇌출혈은 크게 외상성뇌출혈(상해)과 자발성뇌출혈(질병)로 분류가 됩니다. A씨는 보험회사에 뇌출혈 진단비를 청구했지만 부지급 통보를 받았습니다.

보험 법률방의 이규창 대표입니다. 보험회사에서 담보하는 뇌출혈 진단비의 인정조건은 질병뇌출혈 즉 자발성 뇌출혈입니다. 그런데 A씨는 외상성뇌출혈(상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씨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치는 상해사고로 인해 발생한 상해로 인한 외상성뇌출혈은 보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보상불가라는 통보를 받은 사례입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건 담당주치의 소견입니다. 넘어진 상해라는 사고 만으로 뇌출혈이 상해라고 단정할수 없습니다. 주치의 소견과 정밀검사를 통한 검사결과를 근거로 정당한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
소견에 따르면 A씨는 뇌 정밀검사(뇌혈관조영술, CT,MRI)상 A씨의 출혈부위는 외상의 흔적이 있는 부위와 다른 부위로 확인됐습니다. 자발성 뇌출혈을 시사하는 검사결과가 확인된다는 겁니다. 이러한 자발성뇌출혈로 A씨는 갑자기 쓰러진 것이고 외상과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소견이다. A씨는 결국 뇌출혈진단비를 받게 됩니다.

☞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B씨는 A씨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쓰러지며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아 상하반신 마비가되는 후유장해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이후 보험사에 상해후유장해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에서는 B씨의 뇌출혈은 자발성 질병 뇌출혈의 원인으로 갑자기 쓰러진 것이라고 합니다. 상해에 부합되지 않아 부지급 결정이 됩니다.

추가 확인 결과 B씨는 두개골의 골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골절부위와 아주 가까운 뇌혈관의 출혈이 관찰됩니다. 평소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되는 질병력이 없음을 담당주치의에게 소견을 받아 상해후유장해보험금을 받게 됩니다.

이규창 가족손해사정 대표
이규창 가족손해사정 대표
한편 쓰러지는 경우와 비슷한 또다른 사례로는 '무혈성괴사'가 있습니다. 이 질병은 뼈조직이 어떤 이유로 혈액순환이 잘 안돼 괴사되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대퇴부(허벅지)에 많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질병으로 취급되지만, 예외적으로 상해를 인정받는 판례가 있습니다. 바로 스테로이드제 장기복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경우 질병이 아닌 외부의 영향인 스테로이드제의 영향으로 상해로 인정됐고, 실무상 상해로 인정됐습니다.

도움= 이규창 가족손해사정 대표(한국손해사정사회 손해사정연수원 사무국장)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