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과 관련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가 없는 삼성중공업마저 상경 시위에 나섰다. 올 상반기 수주 부진 속에 적자에 시달린 조선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파업에 몸살 앓는 조선사들…노조 없는 삼성重도 상경 시위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는 22일 서울 상일동 삼성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앞에서 ‘2019년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상경집회’를 연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6.1% 인상과 직무안전수당 등 각종 수당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가 난 2015년부터 기본급을 동결해 왔다. 사원(기본급 10%)부터 과·차장급(15%), 부장급(20%)까지 최대 30개월간 임금을 반납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5년간 양보하고 희생을 감내해온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협의회는 지난달 파업 찬반투표에서 역대 가장 높은 95%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회사 측은 2015년 이후 4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올해도 상반기까지 896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한 만큼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최원영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조직쟁의부장은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경영진을 대신해 김명수 삼성물산 EPC(설계·구매·시공) 경쟁력강화 TF장(사장) 등 삼성그룹에 책임을 묻는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PC 경쟁력강화 TF는 삼성그룹의 건설(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과 조선(삼성중공업) 분야 컨트롤타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3시간 부분 파업을 했다. 이 회사 노조는 기본급 6.6% 인상과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물적분할(법인분할)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와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노조는 오는 28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취소’를 주장하며 연대파업도 벌인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