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지난달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금통위원은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6일 공개한 당시 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글로벌 제조업이 부진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것을 고려해 일부 외부기관이 올해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데 한은의 입장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한은 관련부서 담당자는 “여러 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크게 악화되면 2%를 밑돌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러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이 2%대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당시 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0.3%포인트 낮췄다. 지난달 18일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조치와 최근 환율전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파장이 불거지지 않은 시점이다. 한은이 거론한 ‘하방 리스크’로 추정되는 변수가 회의 이후 연달아 터진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성장률 전망치 발표 시점인 11월에는 한은이 전망치를 2% 이하로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금통위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금통위원도 있었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연 1.7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날 의사록에 따르면 이 위원은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면서도 “현시점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만으로는 경기를 가시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