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중앙교우회 제공]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중앙교우회 제공]
'한국 벤처의 아버지' 이민화 KAIST 교수가 지난 3일 별세했다. 향년 66세.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숨졌다. 사인은 부정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평소 고인이 지병이 없었고 숨지기 전날 저녁에도 평소와 같이 활동했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벤처'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1985년에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한 의료기기업체 메디슨을 창업하면서 주목받았다. 벤처업계 1세대 기업인 메디슨은 이후 삼성전자에 인수돼 삼성메디슨으로 사명을 바꿨다.

1995년 이 교수는 벤처 시장 경영 개선을 위해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고 이후 협회 명예회장직에도 올랐다. 또한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해 코스닥 설립을 추진한 것은 물론 1997년에는 창업 촉진을 위한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 앞장서는 등 벤처 생태계 조성에 힘써왔다.

이외에도 한국의료용구협동조합 이사장,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위원,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한국디지털병원사업수출협동조합 이사장,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도 역임했다.

이 교수는 특히 지식재산(IP) 분야 발전에 헌신했다. KAIST IP 영재기업인교육원에서 청소년들의 특허 출원 동기부여와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금탑산업훈장, 철탑산업훈장, 제1회 벤처기업 대상, 중소기업 최고경영자상, 한국능률협회 한국 경영자상 등을 받았다. 한국의 100대 기술인(2010)과 한국경제 일으킨 기업인 70인(2015)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창녕 벤처기업협회 이사(아사달 대표)는 "대한민국 벤처산업을 만들고 이끈 분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황망하다"며 "부디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이며 발인은 6일 오전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유족과 협의를 거쳐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장지는 에덴추모공원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