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Fed 의장. / 사진=AP
제롬 파월 미 Fed 의장. / 사진=AP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미국 중앙은행(Fed)이 장기적 완화 사이클로의 기조 전환이 시작됐다는 시각엔 선을 그었다. 이번 금리 인하를 ‘보험적 성격’이라 규정한 제롬 파월 의장(사진)은 “장기적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중앙은행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 연 2.25~2.5%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미 중앙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연 0.00~0.25%의 ‘제로 금리’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후 2015년 12월 7년 만의 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기조로 돌아섰다.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 4차례 등 총 9차례 금리를 올렸다.

이번 금리 인하는 이같은 흐름을 꺾는 것이어서 주목됐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종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금리 인하를 “정책에 대한 ‘중간 사이클 조정’으로 생각한다”면서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장기적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다”라고 거듭 역설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글로벌 경기둔화,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보험적 성격의 대응일 뿐, 지속적·장기적 금리 인하로의 기조 전환이라고 받아들이진 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이) 단지 한 번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고 언급,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미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도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염두에 둔 듯 “우리(미 중앙은행)는 결코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 “우리의 독립성을 증명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실행하지는 않는다” 등의 발언도 내놓았다.

한편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에도 일제히 급락했다. 파월 의장이 기조 전환은 아니라고 발언하면서 추가 인하의 불확실성을 키운 영향이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3.75P(1.23%) 급락한 2만6864.27,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2.80포인트(1.09%) 내린 2980.38, 나스닥은 98.19P(1.19%) 떨어진 8175.42로 마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