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SUV가 반등의 열쇠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SUV가 반등의 열쇠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하겠습니다.”, “텔루라이드 생산을 늘리겠습니다.” 2019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향후 방침이다.

24일 현대차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하반기 시장 전략은 ‘SUV’로 귀결된다. 국내외로 소비자 선호가 높아진 SUV에 주력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차의 2분기 전체 차량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SUV는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 2분기(4~6월) 글로벌 시장에서 110만491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부진을 겪으며 해외 판매량이 10.1% 줄었다. 기아차 역시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0% 줄어든 70만2733대를 판매했다. 국내와 해외 판매량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9%, 3.6% 쪼그라들었다.

전체 판매량은 줄었지만 SUV 판매는 순조로운 편이다. 현대차는 6월 말부터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시작했다. 6월 미국 판매량은 383대에 불과하지만, 계약 물량은 판매 목표 1만9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3만대에 달한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증산을 통해 미국 공급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이규복 현대차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상무)는 “7월부터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해 올해 3만대를 판매할 것”이라며 “초기수요를 감안하면 앞으로 연간 7만~8만대 수요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기아차 텔루라이드 역시 미국에서 매달 5000~6000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예상보다 뜨거운 시장 반응에 조지아 공장 증설에도 나섰다. 기아차는 “연 6만4000대 수준인 생산시설을 연 8만대 규모로 늘리고 특근을 통해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SUV 인기는 뜨겁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팔린 승용차는 73만4549대이며, SUV(밴형 포함) 비중은 46.7%(34만3464대)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만 본다면 SUV 판매량은 30만3315대, 비중은 48.6%로 늘어난다. 연내 60만대 판매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반해 지난해 상반기 55%였던 세단의 비율은 올해 상반기 51%로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각기 대형부터 소형까지 아우르는 라인업도 갖췄다. 현대차는 펠리세이드, 싼타페, 넥쏘, 투싼, 코나, 베뉴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연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을 추가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텔루라이드, 모하비, 쏘렌토, 스포티지, 니로, 셀토스, 쏘울, 스토닉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텔루라이드의 국내 시장 출시는 가능성을 조율하고 있다. 다만 9월 모하비 마스터피스 부분변경모델이 출시되는 만큼 텔루라이드의 출시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기아차 대형 SUV 모하비 마스터피스.
기아차 대형 SUV 모하비 마스터피스.
최근 선보인 SUV 모델들의 출발도 준수하다. 현대차 SUV 라인업 막내인 베뉴는 지난 6월 24일 시작한 사전계약에서만 3000여대가 판매됐다. 기아차의 셀토스도 사전계약으로 5100대가 접수됐다. 하루 평균 400대가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UV가 정숙성, 첨단 사양 등 도심형 자동차인 세단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엑센트, i40 등은 SUV에 밀려 단종 수순을 밟을 정도”라며 “광주형 일자리에서도 경형 SUV가 생산될 예정이다. 다양한 라인업에서 SUV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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