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2분기 실적시즌, 표정 어두운 K뷰티…LG생건·클리오는 '방긋'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은 K뷰티 상장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LG생활건강, 클리오 등 일부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클리오를 제외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하회할 전망이다.

전영헌 SK증권 연구원은 "분석 대상 화장품 관련 기업 8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할 것"이라며 "평균적으로 컨센서스를 10.7%가량 밑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8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보다 11.7% 증가한 수치다. 클리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안지영 IBK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은 '후'와 '숨'의 고성장에 힘입어 컨센서스 상회가 가능할 것"이라며 "클리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클리오 '비타C세럼'을 중심으로 히트상품을 내 매출 호조세가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아모레G, 애경산업,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13.9% 감소한 수준이다. 아모레G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14% 감소한 1464억원으로 나타났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142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예상치를 밑돌며 11분기 연속 감익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현지 판매 부진과 면세 성장률 둔화가 실적 부진 요인으로 꼽혔다. 국내외 점유율 회복을 위한 마케팅비 증액, 유통 채널 구조조정 등이 진행되면서 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진단이다. 아모레G는 아모레퍼시픽에 더해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아모스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겹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 실적이 둔화되면서 향후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달 중국 현지 화장품 소매판매는 양호했지만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 실적은 줄어들며 수요 감소 우려를 키웠다.

올해 5월과 6월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17%, 23% 증가했다. 반면 한국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은 5월에는 5% 증가하는데 그쳤고 6월에는 7% 감소했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6월 기초 및 색조 화장품의 성장률이 둔화됐고, 전체 수출액의 17.3%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마스크팩이 33.3% 감소한 것이 화장품 수출액 역신장의 주요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들어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한국의 중국 화장품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며 "이는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저가 및 기초 화장품, 마스크팩 영역의 경우 중국에서 시장 지위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뚜렷한 기미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일본 관련 수출 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일 관계 악화 우려로 최근 일본 수출과 일본 관광객 소비 호조를 나타낸 클리오, 아모레G의 주가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면서도 "현재까지 일본 수출 등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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