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태 에이디티 대표(가운데)가 18일 한국무역협회 선정 제121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정영재 한빛회 수석부회장, 김 대표,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제공
김상태 에이디티 대표(가운데)가 18일 한국무역협회 선정 제121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정영재 한빛회 수석부회장, 김 대표,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제공
자동차의 성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엔진, 변속기 등의 동력을 만들어 전달하는 파워트레인이다. 자동차 전체 생산 가격의 약 45%를 차지한다. 파워트레인은 차체에 장착하기 전 반드시 검사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장비가 파워트레인 테스터기다.

에이디티(ADT)는 2002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파워트레인 테스터기를 국산화했다. 이후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현대자동차는 ADT의 파워트레인 테스터기를 쓰고 있다. 중국 인도 미국 멕시코 등으로 해외 신시장을 개척한 끝에 현재 ADT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수출로 올린다.

김상태 ADT 대표는 18일 한국무역협회가 선정한 제121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10년간 최대 생산경험이 글로벌 경쟁력

車파워트레인 테스터기, 국내 1위서 세계 1위 '조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1984년 LG상사에 입사한 김 대표는 기계수입부에서 일하며 각종 기계류를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수입해왔다. 그러던 중 1988년 회사를 그만두고 AAS코리아(현 광윤)를 설립, 미국산 파워트레인 테스터기를 수입해 현대차 기아차 등에 공급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환율이 뛰자 거래처였던 기아차가 “직접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엔지니어들을 끌어모아 1999년 설립한 게 ADT다.

수십 차례 시행착오 끝에 1년 반 만에 개발에 성공했고, 2000년 기아차에 첫 납품을 시작했다. 이후 현대차에 이어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로 공급처를 확대했다. 2000년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생산량을 늘리면서 테스터기 수요도 급증했다. 그 수요의 대부분을 ADT가 맡으면서 급성장했다.

김 대표는 “최근 10년 동안 파워트레인 테스터기를 700여 개 생산했다”며 “전 세계에서 이 기간 가장 많은 테스터기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장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파워트레인 테스터기를 생산하는 기업은 독일에 세 곳, 미국 세 곳, 일본 두 곳, 프랑스 한 곳에 불과하다. 생산량은 ADT가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 미국 인도에 이어 유럽시장 ‘노크’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2010년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법인을 지원하기 위해 ADT도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는 상하이GM, 지리자동차, 동안자동차, 체리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등 주요 고객이다. 김 대표는 “중국은 연간 2500만 대의 자동차가 생산되는 큰 시장”이라며 “자동차 조작 방식이 매뉴얼에서 자동으로 변화하는 중이기 때문에 파워트레인 테스터기 시장이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시장 점유율은 1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엔 미국 자동차 클러스터의 중심인 디트로이트에 법인을 설립했다. GM과 크라이슬러가 주요 고객이다. 2015년 인도에 이어 지난해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도 공략을 시작했다. 현재 르노자동차그룹과 테스터기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파워트레인 테스터기 분야의 세계 1위가 목표”라며 “10년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경제적인 가격에 정밀한 검사장비를 전 세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ADT는 지난해 매출 719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올렸으며 해외 매출 비중은 72%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