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공인인증서' 앞세운 카카오뱅크, 2년 만에 가입자 1000만 넘었다
편의성·아이디어 무기

거침없는 카카오뱅크의 진격
12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11일 밤 10시25분 계좌 개설 고객이 1000만 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1만4000명이 가입한 셈이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고객(1500만 명)을 보유한 국민은행 ‘스타뱅킹’이 2010년 4월 출시 후 1000만 명을 모으기까지 5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첫날 24만 명이 계좌를 개설했다. 하루 만에 당시 시중은행의 1년치(2016년) 비대면 계좌 개설 실적(16만 개)을 뛰어넘었다. 출범 5일 만에 100만 명을 확보했고, 올해 1월엔 800만 명을 돌파했다.

같지만 다른 은행


카카오뱅크는 매주 납입액을 늘려가는 ‘26주 적금’과 모임 회비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 등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으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비대면으로 전세·월세 보증금의 최대 80%를 대출할 수 있는 전월세보증금대출은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수수료 관행을 깨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면제해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한계를 보완했다.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나 해외송금 수수료도 없앴다. 카카오뱅크에서 촉발된 수수료 면제 혜택은 다른 시중은행으로도 상당수 확산됐다.
“더 혁신적인 상품 선보이는 데 집중”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이날 “출범 2년이 채 되기 전에 고객 1000만 명을 넘겨 감격스럽다”며 “고객 입장에서 고민해온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혁신적인 상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2주년과 1000만 명 고객 돌파 등을 기념해 특별 서비스와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더욱 탄력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금 확충 등으로 규모를 키울 수 있어서다. 카카오는 이날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보통주 4160만 주를 2080억원에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승인일로 명시했다. 취득 시 카카오는 지분율 34%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가 된다. 내년 하반기에 기업공개도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고민거리도 많다. 당장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환경이 척박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돼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다. 독주보다는 여러 인터넷전문은행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돼야 한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판단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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