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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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말 1년5개월여 만에 한때 1600만원을 회복했다가 하루 만에 13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비트코인 시세 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잇단 호재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되살아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부 ‘큰손’의 시세 조종에서 비롯된 급등락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가격 급등락의 원인조차 분석하기 어려운 가상화폐의 불확실성에 비춰볼 때 당분간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호재 잇따른 가상화폐

국내 대표 가상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지난달 27일 코인당 1600만원 초반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1600만원대에 거래된 건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지난해 말 300만원대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4월 초 50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어 5월 말 1000만원대로 올라선 뒤 오름세를 이어갔다.
가상화폐 '상승랠리'라지만…언제든 급락 가능성
비트코인 급등세는 불과 하루 만에 꺾였다. 지난달 28일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20%가량 폭락해 1300만원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세계 4대 가상화폐거래소 시세 평균을 산출하는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지난달 26일 코인당 1만3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1만1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급락하긴 했지만 올초부터 상승랠리는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 300만원 중반까지 추락한 뒤 6개월 만에 네 배 이상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페이스북이 지난달 가상화폐 발행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업계에 각종 호재가 잇따른 점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18일 미국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 법정화폐와 연동된 ‘리브라’라는 가상화폐를 내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지난달 25일 비트코인 파생상품 제공업체 레저엑스(LedgerX)의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승인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금이 아니라 현물(비트코인)로 결제되는 첫 제도권 승인이란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트코인이 내년 5월 반감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급등요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됐다. 채굴 난도가 올라가면 공급량이 줄어 반감기를 전후해 비트코인의 희소성은 커져 가격이 오른다.

예측조차 불가능한 가상화폐

가상화폐 업계는 가상화폐 관련 각종 호재가 잇따르는 점에 반색하고 있다. 이런 호재가 비트코인 시세 상승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2017년 급등 때와 달리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개인 투자자가 아니라 기관투자가가 주도하고 있어 안정적인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가상화폐 시장의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적어 일부 큰손이나 작전 세력에 의한 인위적 가격 부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섣부른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2주간 70% 가까이 올랐다가 하루 만에 20%가 추락했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급등락을 겪는 자산에 대한 투자는 투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말과 지난해 초 비트코인이 잇따라 폭등과 폭락을 겪는 등 ‘가상화폐 광풍’으로 국내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봤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다만 정부는 국내에서 2017년과 같은 ‘투기 광풍’이 재현될 조짐은 없다고 보고 있다. 국내 가격이 원화로 환산한 해외 시세보다 월등히 높은 ‘김치 프리미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가상계좌 발급 규제로 신규 투자자 유입이 대부분 막혀 있다”며 “기존에 계좌를 발급받은 투자자만 거래를 하는 ‘그들만의 리그’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