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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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일가와 한진칼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새로운 유한회사인 '캘거리홀딩스'를 설립했다.

KCGI가 한진칼 지분 매입을 위해 새롭게 설립한 회사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진 일가가 델타항공을 백기사로 맞아들인 가운데, 캘거리홀딩스의 성격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캘거리홀딩스를 신규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거리홀딩스는 한진칼의 2대 주주인 유한회사 그레이스홀딩스의 11번째 특별관계자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KCGI가 캘거리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늘리면서 조원태 회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 회장도 강력한 우군을 얻은 상황이다. 미국 델타항공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4.3%를 매입했다고 전날 밝혔다. 또 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최근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을 지원하는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사는 합작사를 운영하는 등 협력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다. KCGI는 15.98%까지 지분을 확대했다. 앞으로 델타가 예고대로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늘리면 조 회장 측에는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40%에 육박하게 돼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는다.

증권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이 한진칼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을 단순히 지분 경쟁 심화라는 시각으로 해석한다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델타항공이 취득한 지분 4.3%를 총수 일가 측 우호 지분으로 간주한다면 다시 지분 격차가 벌어지게 되므로 오히려 주가에는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과 관련한 입장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