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등급으로 나눠 급여 차등
성과 내면 월급 상승…내달 적용
한국석유관리원이 연공서열을 파괴하고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직무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중 전 직원에게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첫 사례다.

석유 품질관리 전문기관인 석유관리원은 19일 이사회에서 직무급제 도입을 의결하고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직무급제는 직무 난이도와 책임 정도 등에 따라 보수를 유연하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전통적인 연공서열을 파괴하는 혁신 실험이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대다수 직원의 동의를 얻어 종전 연공급 위주의 보수 체계를 직무 중심으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관 직원 수는 400여 명이다.

석유관리원이 도입한 직무급제는 직무와 역할 수준에 따라 4단계 등급을 설정하고, 급여를 차등 적용하는 게 골자다. 개인별 성과와 업무 난이도, 책임 정도에 따라 임금 인상률 및 성과급 지급률도 차별화한다. 직무와 역할 단계가 오르거나 개인별 성과를 제대로 내야 월급이 인상되는 구조다. 근속연수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급별 급여 상한값을 설정했고, 최고위직의 승급 가산액을 50% 이하로 조정해 절감한 비용을 하위직 임금 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석유관리원은 직무급제 도입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컨설팅, 근로자 대표와 주 1회 이상 회의, 본부별 근로자대표를 통한 진행 상황 공유, 본사 및 지역본부 순회 설명회 등 과정을 거쳤다. 손주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단순히 오래 근무했다고 급여를 더 주다 보니 고위직과 하위직 간 임금 격차가 지나치게 커졌다”며 “동일 가치의 직무에 같은 임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혁신 방향에도 부합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직무급제가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사혁신처가 공무원 보수체계 개선의 대안으로 직무급제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공무원노조는 직무급제가 저임금 고착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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