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시장조사부터 마케팅까지…칸타 "기업 성공확률 높여드려요"
중동 지역에선 대추야자를 냉장고에 가득 쟁여놓고 먹는다. 우리의 김치처럼 밥상에 꼭 있어야 한다. 칸타 연구원들은 현지에서 한 달 반 체류하며 중동인의 문화와 식습관 등을 조사했다. 이들의 의견에 따라 국내 한 가전회사는 중동에 수출하는 냉장고의 내부 설계를 수납형으로 바꿔 인기를 끌었다.

칸타는 국내 1위 시장조사 업체다.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앞둔 기업을 대신해 시장 및 소비자 조사 등 전반적인 마케팅 업무를 해 준다. 영국 광고업체 WPP의 자회사로 한국을 포함해 세계 80개국에서 3만여 명이 일하고 있다.

예전 회사 이름은 TNS였으나 지난 4월 사명을 칸타로 변경했다. 마케팅, 공공, 제약 등의 분야에서 250여 개 기업이 칸타에 다양한 조사를 의뢰한다. 매년 1000여 개가 넘는 크고 작은 소비자 관련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2004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95% 선거구의 당선을 예측했다. 이를 계기로 공공부문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난 양정열 칸타 대표(사진)는 “1만 명이 넘는 소비자와 5000여 가구 등 국내 최대 규모의 패널을 보유해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 연구 등을 빅데이터화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단계에서 성공 확률을 높여주는 게 칸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80개국 지사와 긴밀하게 협업해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며 “모바일 등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고 정보를 얻는 통로가 많아지면서 조사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칸타 직원의 여성 비율은 72%에 달한다. 양 대표는 “출산, 육아 등 여성이 겪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재택근무, 선택근무제, 탄력근무제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칸타는 매년 가을 ‘지식 페스티벌(Knowledge Festival)’을 연다. 한 해 동안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를 조직 전체와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8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양 대표는 연구원으로 입사해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조사 업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부터 한국마케팅여론조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경쟁 상대는 빅데이터를 가진 구글”이라며 “차별화된 빅데이터로 브랜드와 제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