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 3개 중 1개는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은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32.3%로 집계됐다. 전년(28.3%)보다 4.0%포인트 상승했다.

이자보상비율은 1년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그해 갚을 이자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재무건전성지표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가 100%를 밑돌면 이자도 못 갚을 정도로 이익을 적게 냈다는 의미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588.4%로 집계됐다. 한은은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2만4539개를 대상으로 이같이 집계했다.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4.2%로 전년(9.9%)보다 5.7%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 매출 증가율은 2017년 9.5%에서 작년 4.3%, 중소기업은 11.3%에서 3.9%로 내려갔다. 중소기업 매출 증가율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업종별로는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건설업체 매출 증가율이 11.7%에서 -1.2%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도·소매업체도 같은 이유로 매출 증가율이 10.1%에서 5.2%로 떨어졌다.

매출 증가세가 완만해지자 영업이익률도 낮아졌다. 2017년(7.3%)보다 0.4%포인트 하락한 6.9%에 그쳤다.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기업은 전체의 22.1%로 전년(19.6%)보다 늘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