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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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는 국내 증시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G20 정상회담, FOMC 회의 등 예정된 이벤트가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코스피가 2000선 부근에서 단기적으로 움직이면 성장주 중 낙폭과대 대형주에 주목하라는 주문이다.

29일 오전 10시 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10포인트(1.23%) 하락한 2023.73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1576억원, 412억원을 사들이고 있지만 외국인이 1999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을 이끌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달이 국내 증시에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달이었다고 평가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이었고 미중 무역협상은 갑자기 결렬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에 중국 A주와 사우디주가 추가 편입되면서 매물 압력도 컸다.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적으로 간다면 올해 초 코스피 저점인 1980포인트를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미중 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하면 내달부터는 국내증시가 소폭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G20 정상회담을 비롯해 시카고 컨퍼런스, FOMC 회의 등 긍정적으로 반영될 이벤트가 많다는 분석이다.

내달 28~29일에는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미중 양국 정상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기 때문에 여기서 예상치 못했던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수습 또는 확전 여부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며 "협상 재개 및 휴전을 채택하는 중립적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파국 모면을 계기로 증시는 제한된 범위의 안도랠리(안도 심리에 의한 상승)가 가능해보인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관련해서는 4~5일 열리는 시카고 컨퍼런스, 19일 열리는 FOMC 회의 등 2가지 이벤트가 있다. 미 중앙은행은 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밑도는 것과 관련해 통화정책 골조 전반에 대한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통화정책 기조 변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비둘기적(통화 완화) 결론이 예상되는데 이는 금융시장에 상승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시계는 여전히 불투명하나 거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방어주 중심 포트폴리오보다는 이익상향 종목, 낙폭과대 종목 등 적절한 공격수 배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중 양국의 협상 재개 과정에서 변동성은 수시로 발생할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미중 분쟁 수습 국면 도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수습 국면에서는 안전자산 선호도 완화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인 수급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형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 부근으로의 단기 변동성은 매수 기회라고 판단된다"며 "성장주 가운데 낙폭 과대 대형주에 우선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시가 소폭 반등한다고 해도 유의미한 변곡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중 무역분쟁 타결은 중장기적 문제이고 국내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대한 판단도 개선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2100선 중반에서는 안도랠리 약화에 대비해 배당주와 경기 방어주 등으로 교체 매매가 요구된다.

김대준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막연한 낙관적 전망보다 경계적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며 "방어적인 관점에서의 배당주, 이익 모멘텀(상승 동력)이 유지되는 성장주 등 두가지 특성을 모두 고려해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모비스를 최선호 종목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