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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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시장에 더욱 늘어날 전망이지만 애플과 화웨이의 제품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해당 회사의 협력 업체들의 주가는 이미 희비를 반영하는 중이다.

29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 늘어난 3억2000만대로 내다봤다. 기존에는 2억9000만대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같은 기간 12% 줄어든 1억8000만대로 추정했다.

미국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서 화웨이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가 불가피한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가 보복성 규제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애플도 역풍을 맞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아이폰 출하량 추정치를 1억6300만대로 봤다. 기존 1억8300만대에서 11% 줄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화웨이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비중을 빠르게 넓혀가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상황이 반전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시장 지형도 변화가 예고되면서 이미 이들 업체의 최전선에 있는 가치사슬(밸류체인) 업체들의 주가는 이슈를 반영하고 있다.

화웨이 제재의 가장 큰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삼성전자의 밸류체인에는 대덕전자 파워로직스 와이솔 파트론 등이 있다.

대덕전자는 화웨이 제재가 터진 16일 종가 기준 1만350원에서 전날 기준 1만2450원까지 상승하면서 20.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파워로직스 19.5%(1만원→1만1950원), 와이솔 13.6%(1만6150원→1만8350원), 파트론 13.0%(1만5300원→1만7300원)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웨이 애플 관련 밸류체인들의 주가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화웨이의 대표 밸류체인인 RFHIC는 16일 종가 기준 3만3000원에서 전날 기준 2만7050원까지 내리면서 수익률이 18.0% 뒷걸음질쳤다. 애플 관련주인 LG이노텍은 같은 기간 9.62%(10만8000원→9만7600원) 하락했고 비에이치도 7.6%(1만9000원→1만7550원) 내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해당 종목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RFHIC에 대해 "주 매출처인 화웨이 경영 악화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실적 악화 가능성은 낮다"며 "RFHIC의 화웨이로의 매출 중 70%가 중국 내수용으로 중국 통신 3사가 해외 장비로 화웨이 물량을 대체하기 어렵고 기존에 나간 물량을 감안하면 무역분쟁이 내년까지 지속되지 않는 한 실제 화웨이의 피해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 관련 부품 기업에 대해 "현재 주가는 아이폰 판매 부진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관련 기업들은 ToF(3D 카메라의 종류) 모듈, Y-OCTA(터치모듈 내재화 OLED) 등의 기술 도입으로 성장 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