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자동차 업체' 탄생 임박

'닛산 연합' 유지 땐 세계 1위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르노에 50 대 50 합병을 제안했다. 르노가 이를 받아들이면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연산 870만 대(2018년 기준)를 생산하는 세계 3위 자동차업체가 탄생한다. 합병 이후에도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연합이 유지될 경우 세계 1위 자동차 연합이 만들어진다. FCA는 27일(현지시간) 새벽 보도자료를 내고 “르노 이사회에 50 대 50 비율의 합병을 통한 세계적 자동차그룹 창설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FCA는 네덜란드에 통합 법인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양사가 이 법인 지분을 50%씩 소유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11명으로 이뤄지는 이사회에는 양사가 동수인 5명씩 보내고, 1명은 기존처럼 르노의 파트너인 닛산자동차에서 참여한다. 르노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FCA의 합병 제안을 논의한 뒤, 피아트 합병 제안에 “관심을 갖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 간 합병 논의는 세계 자동차업계가 경기 둔화에 따른 판매 부진과 차량공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 등 산업 격변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최근 급물살을 탔다. FCA는 합병을 통해 지역별, 차종별로 강력한 시장 입지를 갖춘 연산 870만 대 규모의 세계 3위 자동차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회사는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등 럭셔리 브랜드 △피아트 르노 등 대중 브랜드 △지프 램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 브랜드를 갖추게 된다. 르노는 유럽과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에서 강력한 시장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CA는 북미와 남미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FCA는 또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등 혁신 기술에서도 확고한 위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CA는 구글 웨이모, BMW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다. 르노는 10년 전부터 전기차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FCA는 기존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시너지에 비해 연간 50억유로(약 6조6000억원)의 추가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FCA는 “이번 제안은 FCA와 르노의 결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르노의 파트너인 닛산, 미쓰비시와도 협력해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합병 이후에도 기존 연합을 지키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등 3사 연합은 2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정례 간부회의를 연다. 르노는 이 자리에서 FCA와의 합병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전망이다.

뉴욕과 유럽 증시에 각각 상장된 FCA와 르노의 시가총액은 200억달러, 170억달러다. FCA가 시가총액이 더 큰 만큼 합병이 결정되면 FCA 주주는 25억유로의 배당금을 받을 것이라고 FCA는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양사의 합병 시도는 자동차업계가 미래 기술 투자를 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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