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6개월 연속 이어질 게 확실시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이 계속 줄고 있어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257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7%(34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작년 동기보다 조업일수가 0.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 많다는 점에서 수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15.0%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33.0%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석유제품 수출(-5.1%)도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주력 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15.9%를 기록했고 유럽연합(-19.4%) 미국(-4.4%) 일본(-1.4%) 순이었다. 이 추세라면 작년 12월(-1.7%)부터 이어진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이달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10월부터 19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277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0.1% 위축됐다. 산업 활동과 직결되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42.7%), 석유제품(-10.0%), 기계류(-4.9%) 등에서 주로 수입이 줄었다.

수입보다 수출이 가파르게 줄면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9억5900만달러 적자로 기록됐다. 5월 한 달간 무역수지가 적자를 내면 2012년 1월(-23억2000만달러) 이후 약 7년 만이다.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면서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6~2.7%를 달성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간에서는 1%대 성장 전망(노무라 1.8%)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다음달까지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다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