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그룹코리아가 판매 중인 순수 전기차 ‘i3 94Ah’ / 사진=BMW그룹코리아
BMW그룹코리아가 판매 중인 순수 전기차 ‘i3 94Ah’ / 사진=BMW그룹코리아
독일 BMW와 르노삼성자동차가 전기차 정비 인력을 발빠르게 키우고 있다. 배터리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어 갈수록 정비 분야에서 이들 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전기차 인프라 수준은 BMW가 가장 높았다. BMW는 전국 16개 서비스 센터에서 전기차 수리를 전담하고 있으며, 서울 경기뿐 아니라 대구(2개) 광주 부산 제주 등 각지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BMW는 5년 전부터 전기차 정비인력을 양성했다. 회사 관계자는 “5년여 전 i3를 국내에 들여오기 전부터 정비 인력을 준비했다”며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폭넓은 전기차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BMW가 판매 중인 소형 전기차 i3는 2014년 국내 첫 출시 이후 1340대가량 팔렸다. 차량 10대당 한 명꼴로 전기차 정비를 맡고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잘 구축된 서비스 센터 덕에 ‘정비의 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

BMW는 내부적으로 정비자격도 엄격히 검증하고 있다. i3 출시 전부터 ‘고전압 기술자’란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마련해 적용해 오고 있다. 나아가 정비 역량 등을 평가하는 커리큘럼을 짜놓고 근무 기간 중 주기적으로 교육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면서 ‘고전압 기술자’ 과정보다 한 단계 수준 높은 ‘고전압 전문가’ 과정을 신설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빠르게 바뀌는 배터리 등 전기차 관련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전문가 양성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반면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 ‘리프’ 신형을 내놓은 한국닛산의 경우 서울 대구 부산 등 몇 곳에만 서비스 센터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정비인력 규모가 공개된 적이 없어 정비 수준도 가늠하기 어렵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순수 전기차(EV) 'SM3 Z.E' / 사진=르노삼성 공식 홈페이지
르노삼성자동차의 순수 전기차(EV) 'SM3 Z.E' / 사진=르노삼성 공식 홈페이지
르노삼성은 국산차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곳이다. 르노삼성은 전국 86개 서비스 센터에서 배터리 등 고전압 핵심 부품의 정비가 가능하다. 간단한 수리 시설까지 합하면 전국 276개 서비스 센터가 전기차 정비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보한 전기차 정비인력은 약 300명. 매년 이 숫자는 70여 명씩 늘어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해마다 5회 이상 정비교육 과정을 운영하면서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하면 좀 더 촘촘한 이 회사의 정비 네트워크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각각 22개 직영 사업소와 18개 서비스 센터(정비협력센터 80곳)에서 친환경차 정비를 지원 중이며, 한국GM은 58곳에서 볼트EV의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