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김용래 통상차관보는 16일 "소식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18일 시한인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미리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김용래 통상차관보는 16일 "소식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18일 시한인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미리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정부가 한국을 글로벌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에 우리 정부는 한시름을 놨다. 하지만 최종 발표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용래 통상차관보는 16일 "소식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18일 시한인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미리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상 한국을 제외한다는 행정명령에 최종 서명하기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과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향후 180일간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최고 25%의 자동차 관세부과를 연기하고 한국, 캐나다, 멕시코는 징벌적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에 정부 관계자들도 다소 안도하는 기색이다.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에서 일제히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른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업계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기 전까지 어떻게 결정될지 확실치 않다는 점에서 아직은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쿼터제 적용이나 미래차 기술인 'ACES(자율주행·커넥티드·전기차·공유차량)' 제한적 부과 등 여러 방안들이 거론된 만큼 최종 결정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또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 대로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고율관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EU, 일본과 협상을 한다면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17일 미 상무부가 백악관에 '자동차 232조'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그동안 민관 합동으로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활발한 접촉을 하며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설득해 왔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주 초부터 사흘 동안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을 잇달아 만났다.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도 이번주 포스코, 세아제강, 현대차 등 16개 국내 기업으로 구성된 민간 경제사절단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미 정부 당국자뿐 아니라 미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자동차 232조와 관련해 협조를 당부했다.

이 같은 대미(對美) 아웃리치(접촉)는 앞서 국회, 전경련, 자동차협회 등에서도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같이 면제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와 멕시코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서 미국과 자동차 이슈를 마무리지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동차 232조'는 당초 일본과 EU를 겨냥한 것이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외신 보도대로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를 180일간 연기한다면 향후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232조를 지렛대로 사용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행정명령안에 따르면 한국, 캐나다, 멕시코가 징벌적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면제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때문에 통상 안보가 위협받을 때 수입을 긴급히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토대로 자동차 관세를 추진해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