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실업률(4.4%)과 청년층 실업률(11.5%)이 19년 만에 최고(동월 대비)를 기록한 것을 두고 통계청은 “작년 3월에 있던 지방직 공무원시험 접수가 올해는 4월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시험 접수기간과 실업률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공시생 잔뜩 늘려놓고…최악 실업률 원인이 4월 공무원시험 탓?
공무원시험 준비생을 뜻하는 ‘공시족’은 평소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 비중을 구하는 실업률 계산에서 아예 빠진다. 실업자의 정의가 ‘일할 의사가 있고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한 사람’인데, 공시족은 응시원서를 내지 않으면 구직활동을 안 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응시원서를 내면 구직 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로 잡힌다. 올해는 지방직 공무원 접수기간이 4월이어서 이들이 대거 실업자에 포함돼 실업률이 올라간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 중인 청년층(만 15~29세) 105만7000명 중 38.8%인 41만 명이 공시족이었다. 민간기업 시험 준비생 29만7000명보다 11만 명 이상 많았다. 2012년에 비해 민간기업 시험 준비생은 16% 증가한 반면 공시족은 41% 늘었다. 현 정부가 공무원 수를 2022년까지 총 17만4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게 공시족을 증가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실업률이 올라간 것을 온전히 공시족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무원시험과 큰 연관이 없는 50대와 60대 이상 실업자 수도 1년 전에 비해 각각 2만3000명, 1만9000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질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취업자가 각각 5만2000명, 4만6000명 감소한 것 등을 감안하면 고용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점이 실업률 상승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