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차 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꼽히는 자가주거비가 1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꺾인 데 따른 흐름으로 풀이된다.
'집세 바로미터' 자가주거비 13년 만에 하락
6일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가주거비 지수는 104.10(2015년=100)으로, 1년 전(104.12)보다 0.02% 하락했다.

자가주거비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06년 3월(-0.10%) 이후 13년 1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월 대비로 따져도 지난달 자가주거비 지수는 0.04% 떨어졌다.

하락세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역시 2005년 9월(-0.10%) 이후 보합 내지는 상승을 이어가다가 13년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집세 바로미터' 자가주거비 13년 만에 하락
자가주거비는 자기 소유의 주택 거주자가 동일 주택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임차했을 경우를 가정해 매달 지불해야 하는 예상금액을 뜻한다.

주거 관련 지출이 실제 가계 소비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상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통계청이 1995년부터 작성 중이다.

자가주거비에는 전·월세 시장의 변동분이 반영된다.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가 오르면 자가주거비가 함께 상승하고, 집세가 내리면 자가주거비도 하락하는 식이다.

통상 전·월세 가격 관련 통계는 실거래가만 반영하지만, 자가주거비는 자가 주택에 대한 귀속임대료를 환산하므로 전반적인 집세 추세를 보여준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가거주비는 집세 움직임을 반영한다고 보면 된다"며 "자신의 집에서 사는 것도 주거 서비스 이용이라고 보고 귀속임대료를 산정한 뒤 물가 보조지표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시작된 전·월세 가격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1995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자가주거비 지수는 대체로 상승했지만, 한번 하락기에 접어들면 최소 1년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1998년 9월부터 2000년 7월까지 23개월 연속,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외 기간에는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