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자동차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휴대폰용 OLED 패널의 매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LGD도, 삼성디스플레이도…"車 OLED가 블루오션"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올 3분기 중에 벤츠 신차에 들어가는 P-OLED(플라스틱OLED)를 출하할 예정이다. P-OLED는 신차 콕핏(계기판)에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는 P-OLED 납품처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BMW, GM 등 다수의 업체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는 “벤츠 납품을 계기로 자동차용 OLED 수주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승부를 걸어야 할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우디에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실적을 쌓고 있다. 2017년에 아우디의 4세대 A8 모델 뒷좌석 컨트롤러용으로 5.7인치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지난해엔 아우디의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인 ‘e-트론’에 백미러를 대신하는 ‘e-미러’용 7인치 OLED 패널을 납품했다.

업체들이 차량용 OLED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은 주력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가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이 올 1분기 출하한 60인치 이상 대형 LCD TV 패널은 전체 출하량의 33.9%(224만2000대)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45.1%로 전년 동기(54.8%)보다 13.7%포인트 떨어졌다. 스마트폰용 패널 상황도 좋지 않다. 주력 납품처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플레이는 1분기에 각각 1320억원, 56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자동차용 OLED 시장은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IHS마킷에 따르면 자동차용 OLED 패널 시장 규모는 올해 12만 대에서 2023년 370만 대로 커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26만달러(약 131억원)에서 4억9170만달러(약 5752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익성도 높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7인치 자동차용 OLED 패널 평균단가(ASP)는 75달러로, 스마트폰 패널 ASP(45달러)보다 30달러 비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