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유류세가 지금보다 4% 안팎 오르고 국제 유가 상승세까지 이어지면서 기름값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값은 작년 11월 30일(L당 평균 1500.24원) 이후 5개월여 만에 L당 1500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값은 지난 2일 기준으로 L당 평균 1466.64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경유는 L당 평균 1347.81원이었다.

다음주부터 휘발유값 평균 1600원 넘는다
오는 7일부터는 휘발유와 경유 소매가격이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현행 15%에서 7%로 축소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6개월의 시한을 정해놓고 유류세율을 15%(휘발유 기준 L당 123원) 일제히 낮췄지만 한꺼번에 되돌리기엔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환원 폭을 조절했다.

오는 8월31일까지 약 4개월간 유류세 인하폭을 7%로 낮추고, 이후 정상 세금으로 환원한다. 이에 따라 7일부터 소매 가격에 반영될 유류세는 휘발유 L당 65원, 경유 46원, 액화석유가스(LPG) 16원 등이다. 휘발유와 경유세율 인상률만 3.5(경유)~4.6%(휘발유)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국제 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도 소비자들에겐 부담이다. 전국 휘발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지난 2월 셋째주 이후 10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올 1월 2일 배럴당 51.86달러였으나 지난달 30일 71.63달러로 38.1%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조치와 미국의 대(對)이란 및 베네수엘라 제재 강화에 따른 영향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의 국제 유가 상승은 주요 산유국의 감산과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지역의 주유소 판매가격은 더 뛸 가능성이 높다. 서울 주유소의 지난 2일 기준 휘발유값은 L당 평균 1558.77원, 경유는 1437.59원이었다. 다음주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L당 평균 1600원과 1500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환원이 확정된 만큼 7일 이전에 기름을 채워놓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