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을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자신과 10대 아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에 계열사가 브랜드 사용료를 내게 하는 식으로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다.

공정위는 2일 대림산업이 그룹의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GLAD)’ 상표권을 에이플러스디(APD)에 넘겨주고,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상표권 사용 명목으로 APD에 수십억원의 돈을 내게 한 사실을 적발해 이들 세 회사에 과징금 총 13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APD는 이 회장과 아들 동훈씨(19)가 각각 55%와 45%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대림산업은 대림그룹의 주력 계열사고 오라관광은 대림산업의 자회사다. 과징금 부과액은 대림산업 4억300만원, 오라관광 7억3300만원, APD 1억6900만원이다.

대림산업은 2013년 호텔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자체 브랜드인 글래드를 개발한 뒤 APD에 브랜드 상표권을 출원하게 했다. 법인 설립 당시 동훈씨는 초등학생이었다. 2016년 1월부터 작년 7월까지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수수료는 약 31억원이었다. APD는 계약 후 2026년까지 약 10년간 총 253억원에 달하는 브랜드 수수료를 받기로 돼 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APD가 호텔 브랜드만 보유하고 있을 뿐 운영 경험이 없고 브랜드 인프라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했다.

공정위는 대림산업과 오라관광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 회장과 동훈씨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작년 7월 APD 지분 전부를 오라관광에 무상 양도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