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수익률 '천당과 지옥'…41% 쏜 '너의 이름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수익률 '천당과 지옥'…41% 쏜 '너의 이름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와디즈)
창업·벤처기업이 중개 플랫폼을 거쳐 다수의 소액 투자자에게 지분증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최근 3년간 755억원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투자자의 수익률은 최고 41%에 달했지만 원금 손실 사례도 발생해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도입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창업·벤처기업 총 417곳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755억원을 조달했다.

펀딩 성공건수와 조달금액은 2017년 큰 폭으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소폭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펀딩 성공건수는 2016년 115건에서 2017년 183건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185건을 기록했다. 펀딩 성공금액은 2016년 174억원에서 2017년 280억원, 지난해 301억원으로 확대됐다.

펀딩 성공 기업의 업력은 평균적으로 3년 4개월, 건당 평균 조달금액은 1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3년 간 전체 투자자는 3만9152명이었고, 일반투자자가 93.8%(3만6726명)에 달했다. 투자 금액 기준으로도 일반투자자 비중은 52.5%(396억원)로 가장 높았다. 일반투자자는 1년에 한 기업당 500만원씩 총 1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해당 기간 투자에 제한이 없는 전문투자자 1090명(2.8%)이 309억원을 투자했고, 1336명의 적격투자자(비중 3.4%)가 49억원을 넣었다.

성공한 펀드당 투자자 수는 평균 81명, 투자금액은 193만원으로 집계됐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기업 중 92곳은 이후 583억원의 후속투자금과 164억원의 정책자금을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3년간 크라우드펀딩의 수익률 성적은 어땠을까. 40%가 넘는 투자이익을 손에 쥔 사례도 있었지만 원금을 전액 날린 투자자도 나왔다.

지난해 말 기준 만기가 지난 127억원 규모의 채무증권 88건 중 55건은 투자이익이 발생했다. 반면 27건은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6건은 원금만 상환할 수 있었다.

투자이익이 발생한 채권의 수익률은 평균 8.3%(연율 10.5%)였고 발행액 규모는 71억9000만원이었다. 최고 성과를 거둔 펀딩은 영화 '너의 이름은' 배급 사업 투자 건으로 수익률이 41.2%(연율 80%)를 기록했다. 영화가 흥행한 덕에 투자자가 기본이율 연율 10%에 추가이율 연율 70%를 받은 덕이다.

그러나 발행 규모 49억6000만원의 채권에서는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 손실률은 평균 64.3%에 달했다. 발행규모 18억9000만원 규모의 펀딩 10건은 원금이 전액 날아갔다.

올 1분기에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규모가 늘어났다. 금융당국은 올 1월 15일 연간 모집 한도가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확대되면서 평균 조달금액이 증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창업·벤처기업 43곳이 44건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14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건수는 8.3% 줄었지만, 금액은 31.0% 늘어난 수치다.

1분기 건당 평균 조달금액은 2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연평균 조달 금액(1억6000만원)과 비교해 62.5% 뛰었다.

종전 발행 한도인 7억원을 초과해 자금을 조달한 사례도 잇따라 나왔다. 알고리즘 기반의 펀드 추천서비스인 '불리오'를 기반으로 두물머리가 15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뮤직 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개최 자금 9억7000만원을 조달한 지피페스트, 선진 군수지원 사업을 위한 자금 9억3000만원을 투자받은 타임기술도 있었다.

금융위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허용기업을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올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2018년 총 417개 창업·벤처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총 755억원의 자금 조달(자료=금융위원회)
2016~2018년 총 417개 창업·벤처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총 755억원의 자금 조달(자료=금융위원회)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