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막걸리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20~30대 젊은 층이 막걸리를 찾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이마트는 전체 점포에서 막걸리 매출이 지난해에는 2017년에 비해 16.6% 늘었고, 올해는 1분기(1~3월) 매출 증가율이 24.6%에 달했다고 8일 밝혔다. 1분기만 놓고 보면 모든 술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크게 늘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막걸리 인기를 쉽게 알 수 있다. 2017년 전체 주류 매출은 5% 이상 증가했음에도 막걸리는 5.5% 감소했다.

막걸리 판매가 늘어난 것은 ‘2030·프리미엄’ 전략 때문이라는 게 이마트 분석이다. 서울탁주는 지난해 10월 ‘인생막걸리’를 내놨다. 부드러운 맛을 살린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를 5%로 낮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색감을 살려 감각적인 라벨을 부착하는 등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강석필주가가 내놓은 ‘꿀막걸리’는 제품명 그대로 달콤함을 강조했다. 국내산 벌꿀을 넣고 벌꿀 발효 특허공법으로 빚어 단맛을 살렸다. 이 단맛 덕에 젊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프리미엄 막걸리도 강세다. 지역 산지 재료의 신선함을 강조하면서 한 병에 1만원이 넘는 막걸리도 등장했다. 해창막걸리는 땅끝마을로 유명한 전남 해남에서 빚은 것으로,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물과 쌀, 누룩만을 사용해 고유의 맛을 살렸다. ‘복순도가 손 막걸리’는 울산 상북면의 김정식·박복순 부부가 현지에서 재배한 쌀과 전통 누룩을 옛 항아리 독에서 발효시켜 빚었다.

2017년까지만 해도 막걸리 한 병에 3000원 넘는 제품은 찾기 힘들었다. 3000원 넘는 제품이 전체 막걸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였다. 하지만 올 1분기 이 비중은 17.4%로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269.5%에 달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먹혔다. 이마트 막걸리 전체 구매자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에는 25%였지만 지난해 29%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여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63%에서 68%로 높아졌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