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글로벌 사업 가속도…베트남 최대 유통사에 상품 공급
홈플러스가 해외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글로벌 사업에 본격 나섰다.

홈플러스는 21일 서울 등촌동 사옥에서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유통 자회사 빈커머스와 수출입 등 유통 전반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오른쪽)과 응우옌티탄투이 빈커머스 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베트남 최대 유통사 빈커머스는 대형마트인 빈마트 108개 점과 슈퍼마켓·편의점 체인인 빈마트플러스 1700여 개 점을 운영 중이다. 작년 상반기에만 3억5880만달러(약 4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번 협약은 양사 간 ‘상호 공동구매’가 핵심이다. 빈커머스는 홈플러스를 통해 한국 상품을 주문하고, 반대로 홈플러스는 빈커머스를 통해 베트남 상품을 한국으로 들여올 수 있다.

홈플러스는 “국내 중소 협력사의 베트남 진출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홈플러스가 협력사들의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미국에서 70여 개 대형마트를 운영 중인 H마트와도 상품 공급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자체상표(PB)인 심플러스와 올어바웃푸드의 스낵이 대상이다.

임 사장은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구매 채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에게는 높은 품질의 새로운 해외 상품을 좋은 가격에 제공하고, 국내 중소 협력사에는 수출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한국 유통사 중 처음으로 유럽 최대 유통연합인 EMD 회원사로 가입,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상품 수출입 교두보도 마련했다.

홈플러스의 이 같은 해외시장 전략은 현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롯데마트 이마트와는 다른 형태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베트남에서 각각 13개와 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베트남 2호점을 연다. 이마트는 작년 말 미국 유기농 식품체인 굿푸드홀딩스를 인수, 미국 시장에 2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막대한 돈을 들여 대형 점포를 짓는 대신 현지 유통 체인에 상품을 수출해 위험을 낮추고 수익은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