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5%씩 줄이기로 했다.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감산에 나선 것은 2012년 일본 도시바 이후 7년 만이다.

마이크론은 20일(현지시간) 2분기(2018년 12월~2019년 2월) 실적을 발표한 뒤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감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제시한 3분기 매출 전망도 증권가 전망 평균치를 밑돌았다.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감산은 D램 시장에서 마지막 ‘치킨게임’(2008~2012년)이 벌어진 뒤 처음이다. 반도체값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재고관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어쩔 수 없이 감산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올 2분기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불황의 골이 더 깊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의 감산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09%, 7.66% 급등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