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래에셋생명)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이 지점을 반 이상 줄이면서 점포 대형화에 나섰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지만 평소 지점을 방문해 업무를 처리하던 노년층 고객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이달 80여개의 전속 설계사(FC)채널 지점을 이전 및 통합해 33개로 개편하고 사업본부로 격상했다.

이번에 개편된 지점들은 FC들이 출근하고 고객이 방문해 업무처리를 진행하던 곳으로 미래에셋생명은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점 수를 줄이면 임대료 등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 감축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앞서 경영 효율화 및 재무 건전성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지점의 초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하고 사업본부가 하나의 사업단위로 운영되면서 중간단계를 단순화해 적합한 전략을 더 빠르게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점포 대형화는 지난 2016년 메리츠화재가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기존 지역본부-지역단-영업점의 3단계 구조를 대형 영업지점 하나로 통합해 기존 221개의 영업지점을 102개로 줄였다. 중간 영업 조직과 지점을 없애 줄어든 비용은 설계사 수수료 인상에 사용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지점 축소로 평소 지점을 내방하던 고객들은 다소 불편을 겪게 됐다. 인근에 위치한 지점이 이전된 고객은 앞으로 더 먼 곳에 있는 사업본부를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이전하는 지점에 최근 1년간 방문했던 이력이 있는 고객들에게 안내문자를 발송하는 등 사전 안내를 진행했다.

보험사들의 지점 축소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15개 생보사와 11개 손보사의 점포 수(대리점 제외)는 5587개로 지점 수가 정점을 찍었던 2013년 대비 19.2% 줄었다.

보험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이 생산성이 떨어지는 지점 등을 인근 거점으로 통합하거나 없애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 지점에서는 보험료 입금, 보험금 지급처리, 보험상담을 비롯해 대출 원리금 수납, 대출 상담, 퇴직연금 제반 상담 등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보험업무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어 지점을 내방하는 고객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전통적인 대면 채널에 익숙한 노년층 고객들은 여전히 지점 방문을 선호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이 확산되면서 보험사의 점포 수 축소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험사들은 금융소외계층인 중장년층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대응책 마련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