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창업 교수부터 철강 전문가까지…신임 사외이사로 본 철강社 전략은
주총 시즌을 앞두고 철강업계 신임 사외이사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1호’ 창업 교수부터 철강 전문가까지 이력도 다양하다. 철강사의 ‘용인술’에서 향후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15일 주총을 열고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포스코는 박 교수에게서 산학연 협력에 대한 조언을 받을 예정이다. 박 교수는 ‘국내 1호 교수 창업자’다. 1998년 2월 디스플레이 검사·측정 장비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검사장비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해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과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포스코 관계자는 “신임 사외이사들이 회사의 지속성장, 생산·마케팅 현장경영, 산학협력,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이달 22일 주총에서 홍경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전문위원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현대제철은 철강 전문가인 홍 전문위원을 통해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홍 전문위원은 서울대 금속공학과와 KAIST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6년 KIST에 입사했다. 이후 KIST 금속공정연구센터 센터장, 재료소자본부장, 전북분원 분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제48대 대한금속재료학회 회장을 지냈다.

철강 분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현대제철의 의지는 안동일 전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장을 신임 사장으로 영입한 데서도 나타난다. 포스코 출신이 현대제철 사장으로 영입된 건 처음이다. 포스코의 ‘심장’ 포항제철소장을 지낸 고위 임원을 사장으로 스카우트해 생산 및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현대제철 구상이다.

동국제강은 오는 15일 주총에서 민동준 연세대 부총장(연세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민 교수는 연세대 금속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일본 도쿄대에서 금속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천제철(현 현대제철) 사외이사, 대한금속재료학회 회장을 지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민 교수는 철강업 관련 세미나와 강의에 활발히 참여하는 학자로 정평이 나 있다”며 “동국제강도 현대제철과 마찬가지로 철강 경쟁력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