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여기에 가전 양판점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까지 어우러진 ‘이마트 타운’이 서울에 처음 생긴다. 이마트는 대형화·복합화를 최근 대형마트 부진의 돌파구로 삼기로 했다.
신세계의 파격…이마트 옆에 트레이더스 연다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도 검토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다음달 14일 서울 월계동에 연다고 25일 발표했다. 전국 15개 매장이 있는 트레이더스의 첫 번째 서울 매장이다. 주차장 3개 층을 포함한 연면적은 축구장 6.5배 크기인 4만5302㎡이고, 1층의 영업 면적은 9917㎡다.

트레이더스 월계점 바로 옆에는 2004년부터 영업 중인 이마트 월계점이 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두 건물 사이에 통로가 설치돼 하나의 시설처럼 이용할 수 있다. 9만9967㎡의 초대형 복합 쇼핑시설이 생기는 것이다. 이마트 월계점은 트레이더스와 합쳐지면서 규모를 더 키운다. 기존 지상 2층 건물 위에 한 개 층을 더 올려 지상 3층으로 증축한다. 이렇게 확보된 약 3000㎡의 영업 공간에는 이마트가 운영 중인 전문점 입점이 검토되고 있다. 가전 양판점 ‘일렉트로마트’, 쇼핑 만물상 콘셉트의 ‘삐에로쑈핑’ 등이 대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두 곳에서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 25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인구 많고 교통도 좋아

이마트가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전문점까지 한 공간에 넣는 것은 대형마트만으론 소비자를 불러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마트는 최근 적자 점포를 줄줄이 정리하고 매출 상위 점포 위주로 확대 전략을 세웠다. 작년 12월 문을 연 경기 의왕점이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이마트뿐 아니라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등 전문점이 함께 입점했다. 경기 일산에 있는 이마트타운에도 이마트,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펫숍’, 푸드코트 ‘피코크키친’ 등이 함께 있다.

이마트는 월계점 역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연매출 1000억원을 훌쩍 넘기는 전국 4~5위 매장이어서다. 바로 옆에는 주차장으로 썼던 넓은 부지가 있어 확장하기에도 좋았다.

입지도 좋다는 평가다. 서울 첫 이마트타운이 들어설 지역은 반경 3㎞ 이내 거주 인구만 약 120만 명에 달한다. 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동북부의 핵심 지역이다. 동·북부간선도로와 서울 외곽순환도로가 가까워 구리 남양주 의정부 등 경기 지역으로 진·출입하기도 좋다. 이 때문에 반경 5㎞에 코스트코 상봉점을 비롯해 10곳이 넘는 대형마트가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초격차 전략으로 경쟁사 압도”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농·축·수산 위주의 신선식품, 즉석 조리식품 등 먹거리를 주력 상품으로 정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최고급 식품을 온라인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다른 유통업체는 넘볼 수 없는 트레이더스만의 초격차 전략”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컨대 프리미엄 수입육 ‘호주산 와규’를 백화점의 절반 가격에 내놓고, 가정간편식(HMR)으로 인기 있는 ‘가즈아 부대찌개’를 매장에서 바로 만들어 내놓는다. 또 육류 코너에 ‘스테이크존’을 별도로 마련해 숙성 한우 등심과 숙성 삼겹살 등 기존 창고형 할인점에서 보기 힘든 상품을 대거 선보인다. 와인, 치즈 등 품목별 구색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