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中 디스플레이 공세 가속…글로벌 경쟁 더 치열해질 것"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업체들의 생산라인 확대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동훈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삼성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이 18일 쉐라톤서울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열린 협회 정기총회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중국발(發) 공급과잉 우려로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데 이어 중국이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서다.

중국 업체들의 투자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 BOE가 애플의 세 번째 플렉시블 OLED 공급사 지위를 확보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애플에 아이폰용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둘뿐이다.

공급사 자격을 얻었지만 실제 패널 공급으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까다로운 애플의 품질 인증 과정을 여러 단계 거쳐야 최종적으로 납품을 성사시킬 수 있다.

BOE는 청두에서 가동 중인 첫 번째 공장(B7) 외에도 올해 가동을 앞둔 ?양의 두 번째 공장(B11)과 2020년 양산이 목표인 충칭의 세 번째 공장(B12)에서 애플에 공급할 패널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들 공장 세 곳의 월 예상 생산 규모는 각각 4만8000장이다. 계획대로라면 BOE의 플렉시블 OLED 생산 능력은 14만4000장으로 늘어난다. 플렉시블 OLED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 회장은 중국의 추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어려울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기술 개발”이라며 “시험 문제가 어렵게 나왔을 땐 걱정보다 자기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