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은행들과 자회사인 수비크 조선소에 대한 채무조정에 합의했다. 수비크 조선소의 부실 여파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진중공업이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한진重 '수비크 리스크' 해소되나…필리핀 은행들과 보증채무 출자전환 합의
한진중공업은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수비크 조선소의 채권은행들과 채무조정 협상을 마무리지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13일 “작년 말 기준 자산보다 부채가 7422억원 더 많다”며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수비크 조선소가 필리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자산평가 손실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의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은 108.9%(2017년)에서 -140%로 급락했다.

이번 협상에 따라 필리핀 은행들은 수비크 조선소의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출자전환(차입금을 자본금으로 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주식 일부를 취득한다. 한진중공업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계획안을 이달 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채권단에도 출자전환을 요청하는 등 자본잠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외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확정하면 자본잠식과 ‘수비크 조선소 리스크’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한진중공업은 기대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