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만 살았다…롯데쇼핑, 마트·슈퍼 부진에 영업익 25%↓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 줄었다. 소비 양극화로 명품 수요가 늘면서 백화점은 선방한 반면, 마트와 슈퍼 등은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특히 대형마트는 영업이익이 79% 감소하는 등 실적이 곤두박칠쳤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970억원으로 전년보다 25.5% 감소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8208억원으로 0.6% 줄었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를 운영하는 롯데 유통 법인이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은 선방했다. 백화점은 4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해 7.4% 증가했다. 매출액은 0.9% 늘어난 3조2318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비 양극화로 백화점 명품 수요가 크게 늘었고, 40~50대 여성 소비자 중심이었던 백화점 고객층이 남성 소비자로 확대된 것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점포 효율성 증대와 지역 중심 조직 개편, e커머스 강화 등으로 사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백화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은 부진했다. 가장 규모가 큰 마트의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79%, 매출은 6조3170억원으로 0.1% 감소했다. 기존점 매출 부진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마트 기존점 매출액은 2.5% 감소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57억원 늘어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올해 마트는 국내 직영 매장을 수익성 중심으로 압축하고, 스마트스토어를 확대하는 등 디지털 및 모바일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지속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은 신선 직거래 강화와 자체브랜드(PB) 확대, 글로벌 소싱 강화 등으로 상품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전자제품 전문점인 하이마트는 영업이익이 1865억원으로 전년대비 10.1% 줄었다. 매출액도 4조1127억원으로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온라인 사업 강화로 마진이 줄어든 데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영업사원을 추가 채용하면서 커진 인건비 부담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롯데하이마트는 다양한 상품 확대와 온라인 쇼핑몰 강화, 오프라인 점포 리포지셔닝 등 채널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슈퍼는 6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4.6% 줄어든 1조9754억원으로 집계됐다. 폐점 및 점포 리뉴얼로 영업일수가 감소한 탓이다. 향후 프리미엄급 상품과 일반상품 밸런스 개선, 온라인 물류센터인 프레시센터 자동화, 프리미엄 푸드마켓 확장 등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을 개선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전반적인 국내 소비경기 악화로 국내 굴지의 기업들 조차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지만 백화점은 4분기 기존점 조정 영업이익이 8.6% 신장하는 등 비교적 선방했다"라며 "올해는 점포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경쟁력 확보, e커머스 강화 등으로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