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의 부실 여파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는 상태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영업 흑자를 기록한 한진중공업이 ‘자회사 부실’이란 암초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자회사 쇼크'…한진重 자본잠식
한진중공업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수비크조선소의 손실로 2018년도 연결 재무제표에서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수비크조선소의 필리핀 현지 금융 조달에 대한 한진중공업의 보증채무(4억1000만달러 규모)가 현실화한 결과다. 자본잠식으로 인해 한진중공업 주식 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한진중공업은 조만간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필리핀 은행들과 기업회생 협상이 마무리에 접어든 데다 국내외 채권단도 출자 전환에 참여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수비크조선소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손충당금을 쌓다 보니 자본잠식에 이르렀다”며 “수비크조선소 부실을 모두 털게 되면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비크조선소는 2016년 1820억원, 2017년 2335억원, 지난해 1~3분기 60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