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보단 투자" 외친 남양유업…정작 투자액은 업계 '꼴찌'
투자를 위해 저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던 남양유업이 최근 5년간 투자액에선 업계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유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최근 5년간 평택공장 건축 등 총 3900억원을 투자액으로 사용했다.

이 기간 롯데푸드는 중앙연구소 건립에 460억원, 평택공장 재건축에 460억원, 포승공장 분유라인 증설 등에 110억원을 썼다.

같은 유업계인 매일유업도 평택공장 및 상하치즈공장 시설투자 등에 총 1800억원을 투자비로 사용했다.

남양유업은 같은 기간 770억원을 투자했다. 2014년 세종공장 신형 건조기를 도입하는데 500억원을 썼고, 지난해 남양F&B 설비에 270억원을 투자했다.

남양유업은 전날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에 "최대주주만 혜택을 볼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고배당보다는 사내유보를 함으로써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이 때문에 저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기준 9130억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어 식품업계 대표적인 '부자 기업'으로 꼽힌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로 그해와 이듬해인 2014년 연달아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이미지 실추에 따른 소비자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2017년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7% 감소한 51억원으로 '실적 쇼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배당 및 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사내유보금만 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3년간 남양유업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3.2%, 2.3%, 17.0%다. 2017년 당기순이익이 82% 넘게 급감하면서 잠시 올랐을 뿐 남양유업은 매년 2~3%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반면 매일유업과 롯데푸드는 각각 9%대와 8%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시가배당율 역시 경쟁사인 매일유업과 롯데푸드가 각각 0.69%와 3.9%인데 비해 남양유업은 0.1%로 낮아 주주가치 제고에 관심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투자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무차입을 통해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저배당 기조로 이익의 사외유출을 최소화 했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