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2018년 실적분) 법인세 부담률(법인세/순이익)이 글로벌 경쟁 업체인 미국 애플과 인텔보다 2~3배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미국이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반면 한국은 22%에서 25%로 끌어올린 여파다. 경쟁국보다 높은 법인세 부담 탓에 글로벌 기업과 싸워야 하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법인세 부담률 '애플의 2배'
10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경제연구원에 의뢰해 한국과 미국 주요 기업의 올해 법인세 부담률을 추산한 결과 애플은 14.8%로, 2017년(24.5%)보다 9.7%포인트 낮아졌다. 애플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2017년 669억달러(약 75조원)에서 지난해 698억달러(78조원)로 4.2% 늘었지만, 법인세는 164억달러(18조4000억원)에서 103억달러(11조6000억원)로 37%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017년 56조원에서 지난해 61조원으로 8.8% 늘었지만 법인세는 20.0%(14조원→16조8000억원)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담률은 24.9%에서 27.5%로 높아진다.

2017년까지 비슷하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인세 부담률이 1년 만에 2배 가까이로 벌어지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을 삼성전자보다 17조원이나 더 거둬들였는데도 법인세는 오히려 5조2000억원가량 덜 낼 것으로 추산됐다.

홍성일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 기업의 감세 효과는 커지고 한국 기업의 증세 부담은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인세 인하에 나서거나 투자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연/오상헌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