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지난해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이 라이벌 일본 도요타를 따돌리고 자동차 글로벌 판매량에서 왕좌를 지켰다.

30일 폴크스바겐은 작년 자동차 출하량 1천83만대로 도요타를 24만대 앞서며 자동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것으로 폴크스바겐 자체 출하량 가운데 최고기록이다. 도요타의 작년 자동차 출하량은 1천59만대로 전년 대비 2% 상승했으나 2위에 그쳤다. 이로써 폴크스바겐은 2016년 도요타를 제친 후 3년 연속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켰다. 북미에서 판매량이 2.0% 감소했으나 남미 판매량이 13.1%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유럽(1.2%)과 아시아태평양(0.9%)에서도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의 경제적 불확실성과 유럽의 강화된 배출가스규제법이 지난해 자동차 판매의 리스크로 작용했지만, 성공적인 제품으로 이를 상쇄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이 신형 아우디Q3, T-크로스 크로스오버(다목적차량) 등 신차 판매에 집중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폴크스바겐그룹 영업부문 총책임자 크리스티안 달하임은 "특히 작년 하반기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쉽지 않았다"면서 "올해도 우리 사업은 똑같이 강한 역풍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로 인한 타격은 자동차 시장도 피해갈 수 없었다. 작년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이달 초 작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사업에서 작년 4분기 3억8천1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으며 연간 손실은 11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영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도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 등으로 실적이 부진해지자 대규모 직원 감축에 나섰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 10일 전체 4만명 규모인 영국 내 고용인력의 8분의 1인 5천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유럽의 엄격해진 배출가스 규제법도 신차 판매에 악재로 작용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1일부터 자동차 배출가스 조사방식을 종전의 이론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실험실 조사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하는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으로 변경했다.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 이후 EU 28개 회원국에서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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