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이 1조7364억원으로 전년(1조2632억원) 대비 37.5%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지분매각 차익 덕분으로, 일회성 요인을 뺀 순이익은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을 대비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생명, 작년 순이익 37% 증가…전자 지분매각 차익 빼면 제자리
삼성생명은 이 같은 내용의 지난해 실적을 30일 발표했다. 저축형보험 판매 부진 속에서도 전체 수입보험료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871억원으로 전년보다 53.0% 늘었다. 자회사 실적을 지분율만큼만 반영한 지배기업소유지분(지배주주) 당기순이익도 1조6713억원으로, 전년보다 43.3%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5월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중 2298만 주(3.6%)를 매각하면서 7515억원의 주식처분 이익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보유 지분에 대한 평가손실 탓에 순이익 증가 규모는 크게 줄었다. 증권업계가 예상한 추정치 평균인 1조9994억원에도 크게 못 미쳤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1700억원 수준의 빌딩 매각과 삼성차 관련 출연 잔여금 수익 등 비경상적 이익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당 265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배당금 총액은 4758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년 대비 1167억원(32.5%) 늘었다. 시가배당률은 전년 1.6%에서 3.2%로 2배 높아졌다. 삼성생명 이사회는 삼성전자 지분매각 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배당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올해는 그 절반만 쓰기로 했다. 내년 배당금 지급을 위해 1200억원가량을 남겨 둔 셈이다.

삼성생명은 내달 21일 지난해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배당성향 상향 조정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