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리티지재단이 평가한 한국 경제자유지수의 세계 순위가 올해 29위로 지난해보다 두 단계 떨어졌다.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성 약화, 세금 부담 증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 '경제자유지수' 또 뒷걸음
28일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발표한 ‘2019년 경제자유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100점 만점에 72.3점으로 지난해보다 1.5점 하락했다. 평가 대상 180개국 중 29위다. 한국의 경제자유지수 순위는 2016년 27위에서 2017년 23위로 높아졌지만 이후 2018년 27위, 2019년 29위로 2년 연속 하락했다. 평가항목은 재산권, 정부 청렴도, 사법적 효과, 정부 지출, 세 부담, 재정 건전성, 비즈니스 자유, 노동시장 자유 등 12개다.

헤리티지재단은 한국에 대한 총평에서 “정치적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사법부, 세금 부담 증가, 노동·금융 분야 자유도 하락 때문에 한국의 경제자유지수가 작년보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직된 규제와 막강한 노동조합으로 인해 사업을 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며 “최저임금도 급격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 탄핵 후 새로운 고위 인사의 부패 스캔들은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신뢰가 향상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평가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성을 평가하는 사법적 효과는 지난해 63.7점에서 올해 57.5점으로, 세금 부담은 73.3점에서 64.2점으로 떨어졌다. 노동시장 자유는 58.7점에서 57.4점으로 낮아졌다. 노동시장 자유도는 지난해 97위에서 올해 109위로 크게 하락했다.

올해 경제자유지수 1위는 홍콩, 2위는 싱가포르로 두 나라 모두 25년째 최선두권을 유지했다. 미국은 12위, 일본은 30위, 중국은 100위, 북한은 180위였다. 북한은 이 재단이 경제자유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25년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