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범 메이크어스 대표가 서울 본사에서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로 성공한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우상범 메이크어스 대표가 서울 본사에서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로 성공한 비결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소주 브랜드 참이슬은 1998년 출시 이후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하이트진로 내부에선 “늘 새로운 것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1~1996년에 태어난 세대로, 최근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결책이 필요해진 하이트진로 마케팅팀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용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살펴보다 메이크어스를 찾았다. 유튜브 등에 올라가는 동영상 콘텐츠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제작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광고가 아니라 ‘이슬라이브’라는 콘텐츠를 내놨다. 포장마차에 윤종신 씨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모여 참이슬을 마시며 속내를 털어놓고 노래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중년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련된 연예인들이 마시는 술로 자연스럽게 부각됐다. 회당 조회 수가 300만 회를 넘길 만큼 인기를 끌자 별도 콘서트도 열었다.

밀레니얼 세대 홍보 해결사

"공감·유머 담은 영상, 밀레니얼 세대에 어필"
2014년 설립된 메이크어스는 기업이 원하는 영상을 제작하고 영상 성격에 따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효과적인 채널로 유통해주는 디지털 방송사다. 이 회사는 딩고, 딩고뮤직,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 트래블, 푸드, 뷰티 등 약 30개의 브랜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뿐 아니라 니베아 이마트몰 등 소비자층을 넓히려는 회사들이 메이크어스를 찾고 있다.

초기에는 홍보영상을 직접 제작해 상품을 판매하는 ‘비디오커머스’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비디오커머스의 매출 비중을 20% 이하로 줄였다. 대신 자체 영상 제작과 기업의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메이크어스가 제작한 영상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은 공감과 유머다. 가령 ‘수고했어, 오늘도’ 같은 콘텐츠는 젊은 세대를 위로하기 위해 제작한 영상물이다. 힘든 하루를 보낸 청춘들의 일상에 연예인 하하와 에릭 남이 불쑥 등장해 따뜻한 공감을 나눈다.

우상범 대표는 ‘모바일 최적화’도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은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와 스마트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며 “지난해 6월 세로 영상용 앱(IG TV)을 출시한 인스타그램보다 2년 앞서 ‘세로라이브’를 내놨다”고 말했다. 세로라이브는 세로 화면인 스마트폰에 맞춰 화면을 돌리지 않고도 꽉 찬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노래 영상이다. 세로라이브에 윤종신 씨가 출연해 부른 ‘좋니’의 조회 수는 2657만 회를 기록했다.

내년 해외 시장 재도전 나설 계획

메이크어스는 내년 한류 콘텐츠를 무기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선미와 어반자카파 등 인기 연예인을 영입, 엔터테인먼트사업도 시작했다. 메이크어스의 해외 진출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중국에서 한 번 고배를 마셨다. 한류 바람을 믿고 사무실을 열었는데 갑작스레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터졌다. 우 대표는 “아직 방심할 수 없는 중국에 진출하는 대신 통신망이 빠르고 안정된 선진국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크어스는 지난해까지 SK텔레콤 네이버 등에서 45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전까지 투자금으로 버텼지만 지난해 11월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27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400억원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