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22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이 ‘김빠진’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주요국 정상들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 중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만 참석한다.

올해 49회째를 맞는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세계화 4.0’으로 기업인과 학자, 정부 인사 등이 모여 포퓰리즘, 기술 발전, 고령화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인해 불참 의사를 밝혔고 장관급 등을 포함하는 대표단의 포럼 참석도 취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포럼에 불참하기로 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투자 유치 포럼 참석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노란 조끼’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문에 포럼 참석을 취소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 행사에 참석하면서 표심 다지기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왕치산 부주석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논의해야 할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주요국 정상들이 불참을 선언해 포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