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절반가량이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판매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85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0.8%가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설(47.8%) 때보다 3%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9.5%에 그쳤다. 매출이 적은 기업일수록 자금사정이 곤란한 업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이유로 ‘인건비 상승’(56.3%)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최근 2년간 29%가량 오른 최저임금 등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판매부진’(47.5%), ‘원부자재 가격상승’(26.9%), ‘판매대금 회수 지연’(22.7%),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17.1%), ‘금융기관 이용곤란’(10.6%)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은 이번 설에 평균 2억2060만 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응답했다. 지난해(2억3190만 원)보다 1130만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자금이 줄었으나 부족 자금은 지난해보다 5710만 원 증가한 7140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이 지난해보다 7.8%포인트 증가한 32.4%를 기록했다.또 부족한 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결제연기’(51.1%),‘납품대금 조기회수’(38.9%)를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자금부족 문제가 거래기업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책없음’이란 응답도 27.9%로 높아 영세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지원 확대 및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설 상여금(현금)을 ‘지급 예정이다’고 응답한 업체는 지난해보다 4.2%포인트 감소한 51.9%로 조사됐다. 정액 지급 때 1인당 평균 65만1000원, 정률 지급 때 기본급의 52.5%를 지급할 것이라고 답했다.

설 휴무계획과 관련, 조사업체의 79.8%는 5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이어 4일 11.7%, 3일 5.2%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판매 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나빠졌다”며 “매출액이 적은 기업은 자금사정에 대한 우려가 높으면서도 자구책 마련이 쉽지 않은 만큼 경영 여력을 감안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