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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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중금리와 수신금리가 함께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대출금리도 인상도 마찬가지다.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의 이자 부담 걱정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실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가 각각 1.93%로 집계됐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2015년 2월(2.03%) 이래 최고 기록이며, 잔액 기준으로도 2015년 10월(1.93%) 이후 가장 높다.

코픽스는 수신상품 금리 등 조달비용을 바탕으로 산출하며 추후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지난 1년간 기준금리가 동결된 와중에도 코픽스는 슬금슬금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코픽스가 한 단계 점프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기준금리 인상 후 일주일 만에 5대 시중은행이 줄줄이 예·적금 금리를 0.2∼0.3%p씩 인상한 바 있다.

이 같은 수신상품 금리 인상은 코픽스 상승을 부른다. 현재 KB국민은행의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최고 4.80%까지 올랐다. 연초부터 우려했던 대출금리 5% 시나리오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민평평균 기준)는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29일 기준 2.181%로 집계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다만 미국 경제에 대한 연준의 시각이 수정된 것은 아니라서 이 같은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한계 차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빚 갚는 데 어려움이 있는 고위험가구는 34만6000가구로 전체 부채 가구의 3.1%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고위험가구의 비중은 3.5%로 늘어난다. 수치로 환산하면 약 39만 가구가 고위험가구에 해당하게 되는 것이다.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 비중은 4.2%로 증가한다.

고위험가구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DTA)가 100%를 넘는 가구를 뜻한다. 금리 인상이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어진다면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