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수원장 '낙하산 인사' 논란…3선 출신 정희수 前 국회 기재위원장 선임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희수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이 보험연수원장에 선임돼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정 전 의원이 특히 지난 대선 직전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덕에 보험연수원장 자리를 꿰찬 것으로 보고 ‘낙하산의 끝판왕’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국내 유일의 보험교육 전문기관인 보험연수원은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 전 의원을 17대 연수원장으로 선임했다. 정 신임 원장은 오는 3일 공식 취임하며 임기는 3년이다. 그는 1953년생으로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 원장은 17대부터 19대까지 경북 영천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19대 국회 후반기(2014년 6월~2016년 5월)엔 기획재정위원회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한때 친박계 의원으로 꼽혔던 정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나와 민주당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단 부단장을 맡았다. 지난해 3월엔 당시 현대저축은행(현 유진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1965년 설립된 보험연수원은 1994년 사단법인으로 독립된 뒤 대부분 금융감독원 출신이 원장직을 맡아왔다.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전임 최진영 원장이 지난 6월 임기가 만료된 뒤 원장직은 5개월간 공석 상태였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이나 측근 정치인들이 원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앞서 지난 4월엔 금융연수원장에 노무현 정부 때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문재우 전 손해보험협회장이 선임되기도 했다.

보험연수원 관계자는 “정 원장은 다년간의 경제·금융 관련 의정활동과 민간연구소,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계에선 보험 교육 분야에서의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