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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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주년을 맞은 동천그룹은 1988년 설립된 건축자재업체 부천수지가 모태다. 이후 계열사를 세우고 인수합병(M&A)을 거듭하면서 8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상반기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그룹사 비전 선포 및 체육대회’에서 이형철 동천그룹 회장(64)은 계열사별로 달리 사용하던 기업이미지(CI)를 통합하고 그룹 이름도 동천그룹으로 새로 지었다. 이 회장은 “설립 30년에 안주하지 않고 100년 기업으로 성장 발전해 나가겠다”며 “계열사가 일군 실적에 맞게 이익을 나누는 그룹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뭉치고 뭉쳐서 동천그룹으로

동천그룹은 부천수지를 시작으로 현재 8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업 부문은 크게 △스티로폼 우레탄 등 건축용 보온단열재 △조립식 패널 △종합건설업 등으로 나뉜다. 건설 관련 수직 계열화가 잘 돼 있는 셈이다.

동천그룹은 주택 수요가 급증하던 1988년 부천수지를 앞세워 단열재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국내 최초로 형물 제품을 도입해 어(魚)상자와 보온단열재 등을 판매했다. 1997년 포천수지를 창업하고 비드법 1·2종 단열재를 출시했다. 2000년 강원 원주시 문막산업단지에 동일수지를 설립해 단열재 종합제조업체로 발돋움했다. 이 회사는 아파트용 층간소음재(차음재)를 개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에 납품하고 있다. 2002년에는 경기 용인시에 있는 새한수지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KS 인증 스티로폼 친환경 단열재를 생산하고 있다.

건축자재 사업을 해오던 동천그룹이 조립식 패널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03년 조립식 패널 전문 제조업체 동천을 경기 평택시 오성면에 설립하면서부터다. 이 회사는 난연 성능과 내열 성능을 개선한 우레탄 보드를 개발해 공장 건축의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2008년에는 은성산업을 인수해 건설업에도 진출했다. 당초 은성산업은 단열재 및 샌드위치 패널 전문 생산업체였다. 단열재 부문은 부천수지 등으로, 패널라인은 동천으로 각각 이전했다. 은성산업은 사업의 중심을 건설업으로 개편했다. 은성산업 인수를 계기로 동천그룹이 건자재 공급 및 수요 업체로 탈바꿈한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4년 동인산업을 설립해 압출보드 사업에 진출했다. 고단열 EPS(발포폴리스티렌) 원료 생산 사업을 추가했다. 2종 원료 코팅 생산을 개시해 제품 다양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2016년에는 지붕 및 판금 건축물 조립공사업과 강구조물사업 등을 영위하는 은성건설을 세워 전문건설업체를 계열사로 확보했다. 건설 분야로 업역을 넓혀 단열재 등 건축자재 전문 생산업체인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기반을 마련했다.

제도와 규정 정비로 일체감 강화

동천그룹은 올해 그룹 비전을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자’로 정했다. 사람으로 치면 30세 청년으로 역동적으로 일할 나이다. 30년간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임직원에게도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조성해 기업과 임직원이 함께 발전하는 기업상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동천그룹은 8개 계열사가 철저하게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각사의 대표는 모두 해당 분야의 오랜 종사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다. 기술진에도 동종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품질을 중시하고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그룹 창업자인 이 회장의 소신에 따른 것이다. 각사는 전문경영인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룹의 일체감을 위한 노력은 지속된다. 올해 처음 그룹명을 제정한 만큼 이미지 통합 작업을 계속 추진한다. 새로 개발한 CI는 동천그룹의 영문 이니셜 D와 C를 이미지화하고 1등 기업을 지향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계열사가 동일한 CI를 사용하게 된다. 이윤재 동인산업 대표는 “그룹 출범과 동시에 임직원이 일체감을 갖고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동천그룹은 30주년을 맞아 제도와 규정도 정비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종래의 비정형화된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시스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 매출 5000억원 도전

동천그룹은 지난해 8개 계열사의 매출이 36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45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어려운 국내외 경제 및 산업 환경을 고려해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5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았다.

개별 계열사의 강점을 살리고 협업하는 체계도 갖춘다. 계열사인 동인산업의 XPS보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를 반영해 충북 오창에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또 동천의 준불연 우레탄보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은성산업과 은성건설의 수주 영업력을 강화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키울 예정이다.

동천그룹은 지속적인 성장 기반 위에서 인재 확보와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청년 내일공제 등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각사의 기술연구소와 연구 전담부서를 통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혁신성장의 발판을 구축하고 양산체제로 연결하려는 노력의 하나다. 계열사들이 활발하게 특허를 출원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동천그룹의 생산품목이 생활문화 환경제품과 유관산업이므로 남북한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면 북한에 진출해 주택과 공장 건축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단열재 등 기초 건설자재 계열과 패널 및 건설 계열 등 주력 세 분야를 중심으로 그룹을 키워갈 생각”이라며 “친환경·고효율·생활형 제품을 생산하고 건축 분야에서는 품질을 높이면서 수요자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데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